저기 저 위에 떠 있는 우주선은 내가 탑승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내가 올라타기만 하면 저 쟁반 접시는 나의 고향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이륙준비를 하겠지
우리가 떠나는 날 지구의 하늘에는 비바람이 몰아칠 테고 천둥 번개가 한 열 번쯤 몰아칠 거야
너무 놀라지 마. 그건 여태껏 나를 품어준 지구에 보내는 작별 인사일 테니까

하지만,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공기도 물도 없는 우주를 건널 준비도 아직이고, 너랑 작별 인사를 할 용기도 없어. 
무엇보다, 12불이나 내고 엘리베이터를 탈 주머니 사정이 안돼.
또, 걸어 올라가고 싶은데 집에 돌아가기 전에 지구의 바람이 나를 앗아갈까 걱정돼. 

하지만, 저 편리한 쇳덩어리에 나를 실을 수 있는 그 어느 날 천둥 번개가 연달아 칠 거야
그때는 귀를 막지 말고 눈을 감지 말고 잠시 잠깐 번개 치는 곳을 찾아봐 줘
나는 아마 색깔이 바랜 수박빛 행성을 떠나고 있을 테니.
      la idea  |  2009. 4. 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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