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은 권정생 선생님의 원작동화를 바탕으로 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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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SCA Studio Inc.

이루마의 음악을 즐겨 듣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접하게 된 애니메이션 되겠다. <강아지똥>은 아이들을 위해 지어진 동화이지만,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철학적인 내용이라 함은 우리의 인생의 전반을 담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던지는 질문들, 미래에 대한 불안, 인생의 본질 등등

  우리의 강아지 똥,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일명 개똥 철학)

  여기가 바로 작가의 재치가 반짝반짝 빛나는 부분이 아니겠는가? 가장 천하다고 여겨지는 개똥에게서 듣는 이야기.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무시할 만한 이야기, 허풍으로 가득한 이야기들을 그럴싸하게 가꾸어 이야기하는 것을 모조리 싸잡아 개똥 철학이라고 비하하는데 이 강아지 똥 철학은 도저히 무시할 수 없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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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SCA Studio Inc.


우리의 개똥 = 강아지 똥

  우리는 여기서 '강아지 똥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요?'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신다. 이렇게 귀여운 강아지 똥에게 정신 팔려 본질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

아주 단순한 배경을 뒤로한 채 펼쳐지는 이 이야기에서 강아지 똥은 끈질기게 묻는다. – 배경 설정이 단순한 이유인즉슨, 개똥은 누가 퍼 올려 운반하지 않는 한 움직일 수가 없다는 것에 기인 -

 

  나는 뭐가 될까? 뭐가 될 수 있을까?

  우리의 강아지 똥, 자기비하에 이르러 이렇게 묻는다. 


"나같이 더러운 똥이 어디에 귀하게 쓰이겠어?"

 

  이 책은 원래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사실은 어른을 위한 동화인 듯 하다.

  취업 준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88만원 세대니, 이태백이니 하는 이 세상에 나만 이렇게 못났나 돌아보면, ‘엄친아’나 ‘엄친딸’은 예상 외로 수두룩하게 쌓여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시 한 번 좌절한다.

 "나같은 인간이 어디에 쓰이겠어?"라고.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 좌절하고 좌절하며 이 세상에 붙어 살아가는 걸까?
  그 동안 우리는 이 문제에 끝없이 던지게 된다.
  아주 본질적인 문제, 나는 왜 태어났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그 답을 잘못 찾아 헤매는 사람도 있다. 더 안타까운 사람은 그런 질문조차 던져보지 못하고 ‘그냥 그냥 흘러가는 게 인생이지.’ 라며 사는 것이라 하겠다. 하긴, 죽기 전까지 자기가 태어난 이유를 발견하고 그대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강아지 똥과 감나무 잎의
 대화 중에 가슴에 팍팍 와 닿는 몇 마디의 대화가 있었다.

"슬프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누구나 한 번 태어나면 언젠가 죽는단다......."

라는 감나무 잎의 말에 강아지 똥은 이렇게 답한다. '세상은 참 복잡하구나......'

  그렇다.
한 발에 밟혀 스러질 개똥 같은 우리네 인생에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세상 참 험한 것도 모자라 세상 참 복잡하다고.
우리가 그렇게 복잡한 세상에서 험한 풍파를 만나듯, 우리의 감나무 잎, 험한 바람 앞에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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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SCA Studio Inc.


 "그것도 몰라.. 어딘가 자꾸자꾸 굴러가다가 멈추겠지?" 라는 말을 남기고.

 88만원 세대의 나는 高스펙을 어찌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의 강아지 똥은 기특한 개똥 철학을 펼친다. 기특하고 기특한 생각

‘하나님은 하필이면 나를 왜 똥으로 만드셨을까?’


   뭐하나 특별하지 않은 88만원 세대의 고민은 결국 이거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맞는 걸까?’ 라는 두려움. ‘나는 왜 태어났을까.’에서 발전된 미래에 대한 두려움. 거름으로 쓰려고 똥으로 만들어놓았는데, 화려한 꽃이 되겠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가 두려운 거다.

 

  학교수업이 유익하다고 해서 다 재미있는 건 아닌 것처럼, 아무래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지겨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름다운 OST 와 함께 나른하게나마 행복과 삶의 의미를 짧게나마 되새겨보고 싶다면 우리의 개똥도 쓸 데가 있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우리의 강아지 똥은 민들레를 꽃피우는 것에 멈추지 않고 가볍게 날아가는 어여쁜 꽃씨 하나를 우리 마음 속에 심는 기특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일테다.

 

For everything there is a reason for being, 가슴 속에 새기며.

      la película  |  2009. 3. 2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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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없음  |  2009. 3. 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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